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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문화재-대목장 고택영 선생님


사진1/변산 실상사 법당 복원 작업
사진2/1999년 가을. 정읍 피향정에서. 부안시민문화모임 회원들에게 고건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3/정읍 산내 김동수 가옥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대목장 "고택영" 선생님


그동안 여러 차례 인간문화재 대목장 고택영 선생님을 소개하려고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무문곡필의 우를 범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엄두를 낼 수 없었다. 그러나 선생님의 연세도 있고, 또 훌륭하신 선생님의 삶을 부안사람들만이라도 공유하고 귀감으로 삼고자 용기를 내, 1999년 백산고 오재운 선생, 신형록 씨, 김성열 씨와 함께 녹취해 두었던 자료와 그동안 내가 본 대로 들은 대로 선생님의 발자취를 간단히 요약해 올릴까 한다.

선생님은 1914년 부안군 동진면 신록리에서 아버지 고장진(高璋鎭), 어머니 하동 정(鄭) 씨 사이에 2남 4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자(字)는 중칠(仲七), 호(號)는 성암(成菴)이다. 꽤 바르고 불의를 보면 못 참는 강직한 분이었던 것 같다. 이도면(지금의 동진면) 직강(총무)으로 근무할 때 착취를 일삼는 부안 군수 장영익을 고을 사람들과 함께 축출하였다가, 한양에 있는 장 참판의 힘을 얻어 부안 군수로 재임해 온 장영익한테 거의 죽을 지경으로 앙갚음 당했다고 한다. 이러한 부친의 영향 때문인지 선생님 또한 곧고 바르시어 대목장이라기보다는 꼿꼿한 선비의 자세가 배어난다.

실제로 선생님은 학문에 뜻을 두었던 듯 하다. 7살에 서당에서 공부를 시작하여 9살에는 통감 4권을 다 읽고, 11살에는 맹자를 읽을 정도로 또래들 보다 앞서 나갔다고 하신다. 그러나 그 당시 아버지가 병중이었기 때문에 학업을 중도에 그만 둘 수밖에 없었는데, 선생님은 지금도 그 대목을 제일 아쉬워하신다.

그러나 그때의 학문에 대한 갈망을 평생 지니고 사시며 부단의 노력을 기울이신 듯, 90을 바라보는 연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이나 우리나라 역사를 꿰뚫고 계실 뿐 아니라, 모든 글을 한문으로, 그것도 획수 하나 틀림없이 정리하신다. 또 지리에 매우 조예가 깊으시다. 전국의 풍수지리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하신다. 몇 년 전에 선생님을 모시고 변산을 한 바퀴 돈 적이 있고, 또 한 번은 부안시민문화모임 회원들과 고건축 기행(정읍-순창)을 한 적이 있는데, 변산은 물론이려니와 정읍, 순창 지역에 있는 그 수많은 묘와 묘 임자의 가계사까지를 정확하게 알고 계셨다.

어쨌든 그렇게 갈망하던 학업을 중단한 선생님은 손재주가 좋아 목수 일로 진로를 정하고자 했다. 그러나 당시 목수조합장이었던 당숙이 ‘목수하면 부자가 못된다.’며 만류하는 바람에 그마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목수 일은 27세 되던 해, 그 일을 만류하던 당숙이 돌아가신 후에야 시작할 수 있었다. 동네 집 짓는 데서 대목장 심태점(沈泰点) 선생의 눈에 띈 것이다. 그는  선생님이 끌로 구멍을 뚫고 있는 것을 한참 지켜보더니 10년 목수한 사람보다 잘 뚫었다고 하면서 자기를 따라 가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선생님이 그렇게 바라던 목수의 길을 걷게 되었던 것이다. 그 당시 편수들이 2원을 받았는데, 선생님은 초보인데도 1원 50전을 받았을 정도로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심태점 선생에 이어 심사일(沈士一), 이한기(李漢基) 선생으로부터 사사를 받은 선생님은 40세 때인 1954년에는 어엿한 대목장이 되어 우리나라 국보급 및 보물급 사찰과 문화재의 보수와 신축 일을 맡아 하기 시작하였다. 그 후 지금까지 선생님의 손을 거친 문화재만도 100 여 건으로 전국의 거의 모든 문화재가 선생님의 손끝을 거치다시피 했다. 이러한 선생님의 업적과 장인정신이 인정되어 1997년 3월 24일 문화재 관리국으로부터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으로 지정되었다.

선생님은 그동안 새로 짓거나 해체 복원한 건물 중에서 인상에 남는 것으로 해인사 홍제암과 경복궁 내 경회루 서북 추녀, 화순 쌍봉사 해체 복원작업을 들었다. 홍제암은 예산이 부족해 기둥을 이어서 수리했는데, 고 박정희 대통령이 이를 보고 문화재 건물을 기둥을 이어서 지으면 되겠느냐고 해서 다시 지었다고 한다. 경복궁 내 경회루 보수공사는 추녀가 36자나 되는 난공사로, 기둥 3개를 갈 때에는 작기가 7대가 동원되었다고 한다. 또 그 웅장했던 쌍봉사 3층 법당은 심혈을 기울여 해체 복원했는데,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불에 타 없어져 못내 아쉬워 하신다.

세계에 자랑할만한 우리나라 고건축의 맥을 제대로 잇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후진을 양성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씀하시는 선생님은 문화재관리국에 등록된 제자가 12명이나 된다. 제자 중에서는 익산군 용안면의 강의완, 변산면 대항리에 김판동, 전라남도 구례의 김인선, 전북 전주에 전명복, 전남 광주의 김영성 등을 수제자로 꼽았다.

선생님은 동진면 동전리에 살고 있으며, 슬하에는 9남매(8남 1여)9남매(8남 1여)를 두었다.


고택영 연보

1941년 목수시작(沈士一, 沈泰点, 李漢基 선생에게서 목수일 배움)
1954년 서울 수송동 조계사 대웅전 보수
1956년 강진 무위사 해체 보수
1957년 진주 촉석루 신축 부편수
       정읍 내장사 대웅전 신축
       1958년 북한산성 대서문, 이승만 대통령 등운각 신축
1960년 영암 도갑사 해탈문 해체 조립(국보)
1961년 안국동 윤보선 대통령 사저 해체 신축
1963년 서울 남대문 신축(4개월 근무)
       화순 쌍봉사 5포 3층 해체 신축
1964년 창덕궁내 선정전 해체 조립
1965년 합천 해인사 장경판고 해체 신축
1967년 경북 영천 신령5백나한전 해체 신축
1971년 신문왕릉 3문 신축, 안압지 수리
       삼척 죽서루 해체 신축
1972년 전남 송광사 국사전 해체 신축(국보)
1974년 경복궁내 경회루 서북 춘혀(春舌) 조립
       경복궁내 민속박물관 신축
       충북 청원 유관순사당 정문 신축
1975년 문경새재 1관문 수리, 2관문, 3관문 신축
1976년 서울 돈암동 성곽 숙청문 신축
1978년 전남 송광사 침계루 해체 신축
       한국민속촌 서원 파향정. 서고, 각 누각 신축
       1979년 합천 해인사 홍제암 해체 신축 감독(국보)
1981년 완주 화암사 대웅전 해체 수리(보물)
1984년 부안 고희장군 유물관 신축
1985년 논산 상월 용국사 대웅전 신축
1986년 논산 관음사 대웅전 신축
1987년 부안 우동리 부안김씨 유물관 신축
1988년 충남 천안 보명사 대웅전 신축
1989년 김제 금산사 대숙광전 해체 신축(국보)
       충남 연기 비암사 대웅전 해체 신축(보물)
1990년 충남 천안 보명사 지장전 신축
1991년 부여 청룡사 대웅전 신축
1992년 정읍 내장사 선원 신축
       정읍 내장사 도덕암 신축
1995년 부안 성황사 대웅전 신축
       임실 청웅 학정서원 신축
1996년 장흥 보림사 철불전 신축
1998년 전남 화순 한천면 용암사 외 5포, 내 7포 신축


-고택영옹의 자필「고적신축보수경력서」를 간추려 옮김-

글쓴이 :   허철희  
작성일 : 2003년 01월 23일 07시 29분 53초    조회 : 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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